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북한은 2016년 6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를 개최했다이 회의에서 내각 총리 박봉주부총리 겸 화학공업상 리무영평양시당위원장 김수길 등과 함께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과기위’) 위원장 리충길이 토론자로 나섰다.

 

1962년 설립된 과기위는 과학기술 관련 계획의 작성과 조정연구기관 관리와 지원 등 과학기술 행정 업무 전반을 담당한다동시에 이 기관은 생산현장의 기술 관리선진기술의 생산 도입기술적 문제 해결을 위한 산업체와 과학연구기관 연결과학기술 인력 관리 및 평가국내외 과학기술 교류 및 과학기술 지식 보급 등을 지도관리한다과기위는 행정연구신기술 도입 등 과학기술 관련 업무 전반을 관장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과기위는 여러 차례 김일성의 비판을 받는 등 1970-80년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이런 이유 때문인지 1998년 과기위는 과학원에 흡수되기도 했는데, 2009년 다시 독립기구로 만들어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고인민회의에서 리충길은 북한이 추진 중인 국가경제 발전 5개년 전략’(이하 ‘5개년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이 경제 발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며이를 위해 과기위가 나라의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작전과 지도관리를 결정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발언했다구체적으로 그는 주요 경제 목표 달성을 위한 과학기술 사업의 전략적 집중성” 제고과기위-중앙기관-공장기업소에 이르는 기술 지령 체계 및 기술 관리 체계 확립과학기술 수준 평가강화 방법론 확립과학기술 인재 평가관리 사업 강화 등을 과기위의 과제로 제시했다.

 

최고인민회의 개최 시점이 같은 해 5월 초 진행된 노동당 제7차 당 대회(이하 당 대회’) 직후였던 만큼 회의 내용은 대부분 당 대회 결정 사항의 집행과 직결되었다리충길의 발언 내용도 마찬가지였는데이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리충길이 언급한 5개년 전략이 당 대회에서 처음 제시되었다. 5개년 전략에는 농산작업의 기계화 수준을 60~70%까지 높이겠다는 것을 빼면 구체적인 목표 수치가 거의 담겨 있지 않다그럼에도 북한이 제3차 7개년 계획(1987~1993) 종료 이후 20여 년 만에 중장기 경제개발 계획(전략)을 실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당 대회에서 제시된 5개년 전략의 총적 목표는 인민경제 전반을 활성화하고 경제 부문 사이 균형을 보장하여 나라의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특히 전력문제 해결선행 부문(석탄금속철도운수)과 기초공업 부문(기계화학건설건재정상화농수축산업경공업 생산 증대를 통한 인민생활 향상이 강조되었다.

 

‘5개년 전략 실현을 위해 과학기술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한 리충길의 발언도 당 대회에서 북한의 선차적 목표로 결정된 과학기술 강국 건설과 관련이 있다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당면 과제인 5개년 전략나아가 경제 강국 건설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북한은 에너지철강재화학제품식량 등 주요 경제 과제들을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으며이를 위해 과학기술과 경제의 일체화 수준을 높이고 경제 전반을 현대화정보화하는 데서 과학기술 부문의 역할 제고를 꾀하고 있다이와 관련해 북한은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들로 하여금 주요 경제 과제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게 하고각급 생산단위들이 신기술 개발 및 도입에 절실한 이해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당 대회에서는 또 위와 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과기위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물론 당 대회 결정서에 과기위가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국가적인 작전과 지도 관리를 언급한 부분의 내용은 리충길의 최고인민회의 토론과 정확히 일치한다.

 

예컨대 당 대회 결정서에서는 전략적 집중성” 보장즉 연구기관들의 중복 연구 및 연구 역량의 분산을 막기 위해 첨단돌파 계획첨단기술 산업화 계획 등 전략적 목표 실현을 위한 계획을 정확히 세우고 강하게 집행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또한 과학기술과 경제의 일체화를 위한 각급 단위의 계획 작성 및 수행 실태를 국가적으로 장악지도하고 추진하는 제도와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는 점도 부각되었다이밖에 과학기술 보급 및 도입 사업 활성화신기술 친화적 방향으로 경제관리 방법 개선외국 선진 과학기술 성과 도입 등 과기위가 담당하는 업무들이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주요 과제로 제시되었다.

 

위와 같은 당 대회 결정 내용을 놓고 보면 향후 북한의 과학기술 정책과 경제 정책의 수립 및 집행 과정에서 과기위의 비중과 역할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사실 2009년 과기위가 과학원으로부터 분리될 때 이미 북한이 국가의 과학기술계획 수립 및 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연구 성과의 경제적 확산을 촉진할 것이라고 예견되었다. 7차 당 대회 결정서와 과기위원장 리충길의 최고인민회의 토론 내용은 이와 같은 예측을 확인한 것이었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의 과학기술 강국 및 경제 강국 건설 구상이 원활히 실행에 옮겨지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있어 과기위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참고문헌

조선로동당 제차대회 결정서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에 대하여”, 로동신문』 2016년 5월 9

변학문, “1960년대 초 북한의 기술발전계획과 기술혁신의 제도화 시도”, 한국과학사학회지』 35권 제3호 (2013), 410-434.

성지은, “북한 과학기술행정체제의 변화와 전망”, 과학기술정책』 207(2015), 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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